스트리밍 100만 회, 내 통장에는 얼마가 들어오나
재생 수와 실제 입금액 사이에는 최소 네 번의 관문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낸 돈이 창작자에게 닿기까지 어디서 얼마씩 빠지는지, 순서대로 짚어봅니다.
“스트리밍 100만 번 나왔대.” 축하는 받았는데 정산서를 열어보면 숫자가 생각과 다릅니다. 재생 수와 입금액 사이에 관문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르면, 정산서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문서로 남습니다.
이 글은 그 관문을 순서대로 엽니다.
관문 0: 소비자가 낸 돈은 재생 수와 무관하다
먼저 오해 하나를 걷어내야 합니다. 국내 주요 플랫폼의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재생 1회당 얼마를 정해두고 파는 게 아닙니다. 월정액을 걷은 다음, 그 달에 발생한 전체 재생 수로 나눠서 곡당 단가를 역산합니다.
그래서 같은 100만 회라도 어느 달이냐, 어떤 상품에서 나온 재생이냐에 따라 단가가 달라집니다. 무제한 상품에서 나온 재생은 종량제 상품에서 나온 재생보다 단가가 낮습니다. 할인 결합상품이면 더 낮습니다.
정산서에 “재생 수 × 고정 단가” 형태로 적혀 있지 않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관문 1: 플랫폼이 먼저 가져간다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라, 스트리밍 매출은 크게 권리자 몫 65% : 서비스사업자 몫 35% 로 나뉩니다. 이 비율은 2018년 개정을 거쳐 2019년 1월부터 적용됐습니다.
여기서 이미 3분의 1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건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 — 규정이라 개별 계약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관문 2: 권리자 65%가 셋으로 쪼개진다
남은 65%는 세 종류의 권리자에게 다시 나뉩니다. 여기가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놀라는 지점입니다.
| 권리자 | 누구인가 | 전체 매출 대비 |
|---|---|---|
| 저작권자 | 작사·작곡·편곡자 | 10.5% |
| 실연자 | 노래한 사람, 연주한 사람 | 6.25% |
| 음반제작자 | 음원 제작비를 댄 주체 | 48.25% |
작사·작곡을 다 했어도 전체 매출의 10.5% 가 저작권자 몫의 전부입니다. 그마저 공동 작업이면 지분대로 또 나뉩니다.
반대로 음반제작자 몫이 48.25%로 압도적입니다. 이게 업계에서 “제작자가 누구인지”가 계약서에서 그토록 중요한 이유입니다. 본인이 자비로 녹음하고 발매했다면 이 48.25%는 본인 몫입니다. 레이블이 제작비를 댔다면 레이블 몫입니다.
관문 3: 유통사 수수료는 제작자 몫에서 빠진다
여기가 가장 자주 오해받는 부분입니다.
유통사 수수료 15%는 전체 매출의 15%가 아닙니다. 음반제작자 몫인 48.25%에서 15%를 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약 7.2%입니다.
이건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뒤집으면 이런 뜻이기도 합니다 — 유통 수수료를 10%에서 5%로 낮춰봐야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2.4%p 차이입니다. 수수료율 협상보다 애초에 음반제작자 지위를 누가 갖느냐가 훨씬 큰 변수입니다.
관문 4: 레이블과의 배분
레이블 계약이 있다면 제작자 몫에서 유통 수수료를 뺀 금액을 계약 비율대로 다시 나눕니다. 5:5, 7:3, 3:7 — 계약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선급금(어드밴스) 정산이 걸립니다. 미리 받은 제작비가 있다면 그게 다 회수될 때까지 아티스트 몫은 0원으로 찍힙니다. 정산서에 금액이 잡히는데 입금은 없는 상황이 여기서 나옵니다.
숫자로 따라가 보기
가정을 명시하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재생 1회당 권리자 배분 단가를 4원으로 가정합니다. (실제 단가는 상품 구성과 그달의 총 재생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숫자는 감을 잡기 위한 예시입니다.)
100만 회 × 4원 = 400만 원 이 권리자 전체 몫입니다. 이걸 위 비율대로 나누면:
| 항목 | 금액 |
|---|---|
| 저작권자 (작사·작곡) | 약 64만 원 |
| 실연자 | 약 38만 원 |
| 음반제작자 | 약 297만 원 |
여기서 본인이 작사·작곡·노래·제작을 혼자 다 했다면 400만 원 전부가 본인 앞으로 잡힙니다. 유통사 수수료 15%를 제작자 몫에서 빼면 약 355만 원.
반대로 작사·작곡만 했고 레이블 소속이라면, 손에 쥐는 건 64만 원에서 협회 수수료를 뺀 금액이 됩니다. 같은 100만 회인데 결과가 5배 차이 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정산액을 늘리는 지렛대는 순서대로 이렇습니다.
- 음반제작자 지위를 확보한다. 48.25%가 여기 있습니다. 자비 제작이 가능하다면 이게 가장 큰 변수입니다.
- 작사·작곡 지분을 명확히 한다. 10.5%를 몇 명이 나누느냐의 문제입니다. 이건 스플릿 시트로 작업 당일에 확정해야 합니다.
- 실연자 등록을 빠뜨리지 않는다. 6.25%는 등록하지 않으면 그냥 미분배로 쌓입니다.
- 유통 수수료를 협상한다. 가장 눈에 띄지만 실제 영향은 가장 작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4번부터 신경 쓰고 1~3번을 놓칩니다.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정산서를 받으면 확인할 것
- 재생 수와 배분액이 상품 유형별로 구분되어 있는가
- 유통 수수료가 어느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됐는가 (총액인가 제작자 몫인가)
- 선급금 잔액이 얼마이고 이번 달에 얼마가 상계됐는가
- 해외 발생분이 있다면 환율과 원천징수가 어떻게 적용됐는가
이 네 가지가 안 적혀 있는 정산서는 검증이 불가능합니다. 유통사에 요청하면 대부분 상세 내역을 줍니다. 안 준다면 그것 자체가 신호입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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